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대형 화재: 원인, 피해, 그리고 타이어 공장 화재의 위험성
2025년 5월 17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화재는 공장 내 정련 공정에서 시작되었으며, 소방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며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장 내 다량의 가연성 물질로 인해 완전 진화까지 수일에서 최대 일주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화재 발생 경과와 피해 상황
화재 발생과 초기 대응
화재는 2025년 5월 17일 오전 7시 11분경,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정련 공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정련 공정은 타이어 원료인 생고무와 화학 약품을 혼합해 가공하는 단계로, 이 과정에서 생고무를 예열하는 전기 오븐 장치에서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잠정 파악되었습니다.
직원들은 소화기를 이용해 초기 진화를 시도했지만, 불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실패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오전 7시 16분 현장에 도착해 진화 작업을 시작했으며, 오전 7시 28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습니다. 불길이 계속 커지자 오전 7시 59분에는 대응 2단계로 격상되었고, 이후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되었습니다.
피해 규모와 인명 피해
화재는 공장 서쪽 구역(2공장)의 약 70%를 태웠으며, 이 구역은 축구장 5개 크기에 해당하는 약 14만㎡ 규모입니다. 불은 내부 통로와 설비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었고, 공장 일부는 열 압력으로 붕괴되었습니다.
인명 피해는 비교적 경미한 편으로, 현재까지 20대 남성 직원 1명이 추락으로 인한 골절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며, 진화 작업 중 소방대원 2명이 화상 등 경상을 입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치료받고 있습니다. 화재 발생 당시 조업 중이던 약 400여 명의 직원은 신속히 대피했습니다.
생산 중단과 경제적 영향
금호타이어는 화재로 인해 광주공장의 생산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 국내 생산량(연간 약 2,700만 본)의 60%인 약 1,600만 본을 담당하는 핵심 시설로, 하루 평균 33,000개의 타이어를 생산합니다. 이번 화재로 인해 설비 복구와 생산 재개까지 수개월이 걸릴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금호타이어의 매출 목표(2025년 5조 원) 달성에 큰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공장 인근 주민들은 검은 연기와 매캐한 냄새로 인해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광주시와 광산구는 인근 4개 아파트 단지(약 600세대) 주민들을 대상으로 광주여자대학교 체육관에 대피소를 설치해 임시 거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타이어 공장 화재가 쉽게 진압되지 않는 이유
타이어 공장 화재는 일반적인 화재와 달리 진화가 매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공장 내 가연성 물질의 특성과 공장 구조, 그리고 화재의 확산 속도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주요 원인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다량의 가연성 물질
타이어 공장에는 생고무, 합성고무, 카본블랙, 그리고 다양한 화학 약품이 대량으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경우, 화재 현장에 생고무 약 20톤과 기타 원자재 및 부자재 수십 톤이 쌓여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생고무와 합성고무: 고무는 탄화수소 기반 물질로, 연소 시 높은 열을 방출하며 쉽게 꺼지지 않습니다. 특히 생고무는 점성이 높아 불이 붙으면 끈적한 상태로 타면서 소화용수가 잘 스며들지 않습니다.
- 카본블랙: 타이어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카본블랙은 미세한 탄소 입자로, 연소 시 다량의 검은 연기와 유독 가스를 발생시킵니다. 이 연기는 시야를 가리고 호흡기 자극을 유발해 진화 작업을 어렵게 만듭니다.
- 기타 화학 약품: 타이어 제조에는 황, 가황 촉진제, 산화아연 등의 화학 물질이 사용되며, 이들은 화재 시 반응하여 추가적인 열과 유독 가스를 방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불이 붙으면 자체적으로 산소를 공급하거나 높은 온도를 유지하며 연소하기 때문에, 물이나 일반 소화제를 사용해도 쉽게 진압되지 않습니다. 소방당국은 “적재물이 완전히 연소해야 진화가 가능하다”고 밝히며, 완전 진화까지 며칠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공장 구조: 샌드위치 패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화재가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이유는 공장 건물이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샌드위치 패널은 두 개의 금속판 사이에 단열재(주로 폴리우레탄이나 폴리스티렌)를 삽입한 구조로, 가볍고 단열 효과가 뛰어나지만 화재에 취약합니다.
- 단열재의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의 단열재는 불에 쉽게 타며, 연소 시 유독 가스와 다량의 연기를 발생시킵니다. 또한, 단열재가 녹으면서 불길이 내부에서 계속 번질 수 있습니다.
- 물 침투 어려움: 샌드위치 패널은 외부에서 소화용수를 뿌려도 물이 내부로 잘 침투하지 않아 화재 진압이 어렵습니다. 금호타이어 공장의 경우, 건물이 붕괴되면서 오히려 소화용수가 내부에 침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습니다.
소방 용수 부족과 수압 문제
화재 진압에는 막대한 양의 소방용수가 필요하지만, 금호타이어 공장 주변의 수원이 제한적이었습니다. 공장 인근에는 영산강과 황룡강이 있지만, 분당 45,000리터를 방수할 수 있는 대용량 포방사 시스템을 지원하기에는 수압이 부족했습니다. 이에 소방당국은 소방헬기와 산림청 헬기를 동원해 강물을 끌어와 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근 주민과 사업체에 수돗물 사용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화재의 빠른 확산
타이어 공장 내 저장된 원자재와 설비는 화재가 발생하면 빠르게 확산되는 특성을 가집니다. 금호타이어 공장의 경우, 불은 정련 공정에서 시작되어 내부 통로와 설비를 타고 서쪽 공장 전체로 번졌습니다. 화염이 100미터 높이까지 치솟으며 공장 일부가 붕괴되는 등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타이어에 포함된 화학 성분과 가연성 물질
타이어는 단순한 고무 제품이 아니라 복잡한 화학적 조합으로 만들어집니다. 타이어 제조에 사용되는 주요 성분과 이들이 화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주요 화학 성분
생고무와 합성고무: 타이어의 주성분으로, 천연고무(라텍스에서 추출)와 합성고무(석유 기반 폴리머, 예: 스티렌-부타디엔 고무)가 사용됩니다. 이들은 탄화수소로 구성되어 있어 불에 잘 타며, 연소 시 다량의 열과 검은 연기를 발생시킵니다.
- 카본블랙: 타이어의 내구성과 마모 저항성을 높이기 위해 약 20~30% 포함됩니다. 카본블랙은 연소 시 유독한 일산화탄소(CO)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을 배출하며, 진화 작업을 방해하는 검은 연기의 주원인입니다.
- 황(Sulfur): 가황 공정에서 고무를 경화시키기 위해 사용됩니다. 황은 연소 시 이산화황(SO₂)과 같은 유독 가스를 방출하며, 이는 호흡기 자극과 환경 오염을 유발합니다.
- 가황 촉진제: 가황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 물질(예: 티아졸, 설펜아미드)로, 연소 시 질소 산화물(NOx)과 같은 유해 가스를 방출할 수 있습니다.
- 산화아연(ZnO): 고무의 강도를 높이고 가황을 촉진하는 데 사용됩니다. 연소 시 미세먼지 형태로 배출될 수 있습니다.
- 실리카: 마찰력과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되며, 연소 시 직접적인 유독 가스는 적지만 고온에서 다른 물질과 반응할 수 있습니다.
가연성 물질과 화재 위험
- 생고무와 합성고무: 앞서 언급했듯이, 고무는 높은 발열량과 점성으로 인해 불이 쉽게 꺼지지 않습니다. 금호타이어 공장의 경우, 생고무 20톤이 화재의 주요 연료로 작용했습니다.
- 카본블랙과 오일: 카본블랙은 연소 시 다량의 연기를 발생시키며, 타이어 제조에 사용되는 연화제(오일) 역시 석유 기반으로 가연성이 높습니다.
-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타이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용제와 첨가제는 휘발성이 강해 화재 시 빠르게 기화되며 폭발 위험을 높입니다. 금호타이어 공장 주변 대기에서 극소량의 VOCs가 검출되었으나, 유해화학물질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 샌드위치 패널의 단열재: 공장 구조물에 사용된 폴리우레탄이나 폴리스티렌은 연소 시 시안화수소(HCN)와 같은 치명적인 가스를 방출할 수 있습니다.
환경 및 건강 영향
타이어 화재는 다량의 유독 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며 환경과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로 인해 광주 도심에 검은 연기가 확산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호흡기 자극과 불쾌감을 호소했습니다. 다행히 영산강유역환경청의 대기질 측정 결과, 유해화학물질은 검출되지 않았으며, 일산화탄소와 VOCs는 극소량만 탐지되었습니다.
하지만 화재로 발생한 오염수는 인근 하천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당국은 오일펜스를 설치해 하천 수질 보호에 나섰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대기질과 수질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주민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중요합니다.
화재 진압과 향후 대책
현재 진화 상황
소방당국은 인력 452명, 진화 장비 149대, 헬기 11대, 고성능 화학차 15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대형 굴삭기를 동원해 붕괴된 건물을 정리하며 소화용수 침투를 용이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고무와 기타 가연성 물질로 인해 불길이 계속 유지되고 있으며, 완전 진화까지 최소 3일 이상, 최대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재발 방지 대책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는 1974년 공장 준공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대형 화재로, 화재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소방당국은 전기 오븐 장치의 스파크를 잠정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은 완진 이후 조사될 예정입니다.
타이어 공장의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이 필요합니다:
- 가연성 물질 관리: 생고무와 화학 약품의 저장량을 최소화하고, 별도의 방화 구역에 보관.
- 공장 구조 개선: 샌드위치 패널 대신 내화성 자재를 사용해 화재 확산을 방지.
- 소방 설비 강화: 공장 내 고성능 스프링클러와 소화 시스템 설치.
- 정기 점검: 전기 설비와 가열 장치의 안전 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는 공장 내 가연성 물질과 샌드위치 패널 구조, 그리고 소방 용수 부족으로 인해 진화가 어려운 대형 화재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타이어 공장의 높은 화재 위험성과 유독 가스 배출의 위험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습니다. 완전 진화와 피해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금호타이어와 당국은 철저한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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